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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9월 19일
드라마를 3화까지 보았는데
남들은 많이들 재밌어하지만 나로선 감정이입이 잘 안 되는게 그저 그렇다 싶다. 보고 있으면 스토리가 궁금해서 계속 보게는 되는데 삼국지 때문에 시간도 없고 나머지는 그냥 책으로 읽으려고 한다. 감정이입이라는 건 -주인공의 자기동일시화 -상황에 공감하고 개연성에 의문을 품지않음 이런 것들이 있겠는데, 이 드라마는 내가 한국인이어서인지, 이쪽 업계에서 일한다고는 해도 아키바계 수준은 아니어서인지 공감을 못하겠다. 오타쿠 문화와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탓도 있고... 오타쿠 문화의 리얼한 재현이 충실하다든가 하는 잘 만든 부분들도 있지만 내가 느낀 단점 두가지만 써보겠다. 1. 전철에서의 상황 쪼잔해서 그런지 나는 평소 지하철 안에서 매너없는 사람들에 대해 짜증나는 경우가 많다. 시끄럽게 전화통화하거나, 앞에 앉은 사람이 다리꼬고 앉아서 내 바지에 신발이 계속 닿는다거나, 아줌마한테 밀침을 당하며 앞자리를 뺏긴다든가, 사람 많은데 밀쳐가며 지하철 끝칸까지 종단하는 사람들이라든가... 이런 이유로 일본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을 어느 정도 좋아한다. '폐를 끼치는 것'(요즘은 이른바 민폐라고 부르는)을 싫어하고 한 사람 몫을 못해내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며 남의 프라이버시 영역을 존중할줄 안다... 가 긍정적인 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드라마에선 전차에서의 첫 상황부터 잘 공감 안 간다. 팔에 문신두른 야쿠자 아저씨가 행패부린다라면 사람들이 못본 체 하는 것도 이해가 가겠지만, 물리적 위협력이 낮아보이는 보통 취객 아저씨 하나가 꼬장부리고 다니는 걸 애써 모른척 하며 놔두는게 정말 평범한 일본인들의 일반적인 행동인건지, 이해가 잘 안 가는 상황이다. (한국 지하철 같았으면 나라도 발끈했을거고 그 아저씨 다구리 당하고 끌려내린다. 오히려 그쪽을 보호해줘야 할 상황...) 그런데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장면을 주인공이 자꾸 떠올리는게 나로선 개연성에 의문을 들게 해서 몰입을 방해한다. 2. 주인공의 답답함과 주변의 오버 주인공은 어째서 저렇게 쩔쩔매는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익명이라곤 하지만 공개된 게시판에 자신과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하고 물어보는게 개념없어 보이고 마음에 안 든다. 좀 바보같아도 마음은 착하고 순수한(감정이입 포인트, 우리편이다라는) 주인공 --> 찌질한 주변의 환경과 무시 --> 어떤 계기로 용기를 발휘 --> 조금씩 변해간다 --> 극적인 상황에서 용기를 발휘, 영웅체험 --> 사람도 달라지고 결실을 얻는다 이런게 전형적이고 좋은 패턴 아닐까? 전차남도 기본뼈대는 위와 같을것 같은데 감정이입 포인트를 놓치고 답답하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일본 드라마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 일본 드라마를 보여주면 '만화같다'라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이 말은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와 극단적인 컷 진행에 대한 반응인데, 이런 요소들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해주기도 하지만 좀 오버한다는 인상이 강하다. 전차남과 2ch사람들은 왜 이렇게들 오버하는지, '모두의 마음을 대표해 우리를 위해서 힘내줘'라며 다들 눈물 흘리는 건 좀 초보 만화가가 그린 만화같이 느껴진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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